유난히 길고 많은 비가 내렸던 장마가 끝나고 며칠 동안 폭염이 이어지더니 이내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바비’라는 이름의 태풍은 오늘 밤을 고비로 북쪽으로 올라가 소멸할 것이라고 한다.
며칠 후면 8월이 가고 9월.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오겠지.
근 3년 정도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세상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자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등을 지게 됐다.
돌이켜 보면 지난 몇 년간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월이라는 놈은 기다려 주지 않고 저만치 앞서가 있었고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제는 시간이 가는 게 두렵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느새 밤이 된다.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기까지 수년이 지났다.
아직도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나의 글을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기자라는 명목이지만 결국 돈을 벌기 위해 마구잡이로 올린 글 같지도 않은 글이 매연처럼 아스팔트 위에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제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아오른다. 이는 지금 그나마 나를 일으키는 동력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게 지금 내가 다시 책상에 앉게 된 이유다.
코로나 광풍이 부는 들판에는 미쳐서 날뛰는 들개들의 아우성만 가득하다.
마스크 너머 보이는 세상은 이미 온전하게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저들의 광기를 어찌해야 할지.
어쨌든 가을이 오고 있구나.
2020년 지금이 계몽이 필요한 시대라는 게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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